자연과 신앙이 살아 숨쉬는 곳에서「새로운 나로 다시 태어나는 여행」
야마가타현 중앙에 위치한 데와 삼산의 웅대한 자연을 배경으로 태어난 하구로 슈겐도(修験道, 산속에서 수행을 하는 고대 일본의 산악 신앙)에서, 하구로산은 사람들의 현세의 소망을 이루어주는 현재의 산, 갓산은 그 산세가 높고 수려하므로 조상의 신령이 깃들어 있다는 과거의 산, 그리고 유도노산은 온천이 솟아나오는 붉고 거대한 바위가 새로운 탄생을 상징한다고 하여 미래의 산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3대 영산을 순례하는 것은 에도 시대 서민들 사이에서 ‘새로운 나로 다시 태어나는 여행’으로 널리 퍼져나갔으며, 지역 주민들의 지원 아래 산의 자연과 신앙을 이어주는 여행으로서 오래 전부터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여행은 신의 영역과의 경계인 하구로산 오도오리(大鳥居,신사 입구에 세우는 큰 기둥문)에서 시작되며, 즈이신몬(随神門)은 더욱 깊은 신의 영역으로 통하는 입구입니다. 참배로의 돌계단 양 옆으로는 하늘을 덮을 듯한 삼나무들이 빽빽이 산 정상까지 늘어서 있어, 찾는 이에게 자연의 영기와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느끼게 하며, 몸과 마음을 풍요롭게 하여 내일을 위한 활력을 줍니다.
‘새로운 나로 다시 태어나는 여행’의 시작
데와 삼산은 야마가타현의 중앙에 우뚝 솟은 하구로산(414m), 갓산(1,984m), 유도노산(1,504m)을 통틀어 일컫는 말로, 최고봉인 갓산 양 옆으로 하구로산과 유도노산이 이어지는 수려한 능선을 자랑합니다.
약 1,400년 전, 스슌 천황의 아들인 하치코 왕자가 처음 사찰을 세웠다고 알려진 하구로산은 하구로 슈겐도의 수행 장소이자 중추가 되는 곳입니다. 슈겐도란 자연신앙에 불교와 밀교(密教)가 융합되어 나타난 일본 고유의 산악신앙입니다. 하구로 슈겐도에서는 각 산들의 특징에 따라 ‘하구로산은 현생의 행복을 기원하는 산 (현재), 갓산은 사후의 안락과 왕생을 기원하는 산 (과거), 유도노산은 환생을 기원하는 산 (미래)’이라고 여기며, 살아 있는 동안 새로운 영혼으로서 다시 태어날 수 있다는 데와 삼산의 순례는 에도시대 서민들 사이에서 현재와 과거 그리고 미래를 순회하며 ‘다시 태어나는 여행 (하구로 슈겐도에서는 삼관삼도(三関三渡)의 길)’으로서 널리 퍼졌습니다.
하구로산 ‘가을의 입산수행’ 〜 새로운 나로 다시 태어나는 여행의 원점 〜
사람들은 아득한 옛날부터 산은 신 자체이자 신령이 깃든 성지이며, 새로운 생명을 길러내는 영적인 장소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야마부시(山伏, 슈겐도에서 산속에 들어가서 수행하는 수행자를 말합니다.)가 영적인 장소인 산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현세의 자신을 버리고, 어머니의 태내로 다시 돌아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야마부시는 스스로를 죽은 사람으로 간주하여 흰옷 차림으로 ‘저승’을 상징하는 산을 뛰어다니고, 고행을 통해 세속의 부정을 떨쳐냄으로써, 자신의 몸에 산의 신령이 깃들게 합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영혼으로서 다시 한번‘생(生)’을 얻은 뒤 산을 나와 이 세상으로 돌아옵니다. 야마부시가 이루고자 하는 것은 즉신성불(即身成仏, 현재의 육신을 가지고 깨우침을 얻음)을 위한 수행을 하고, 수행을 통해 산에서 얻은 신성한 능력으로 살아 있는 만물을 구원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죽음과 환생의 과정을 본 뜬 의식으로, 현재에도 남아 있는 유일한 수행 방법이 하구로 슈겐도의 ‘가을의 입산수행’입니다.
현재는 신불분리정책(神仏分離政策)으로 인해, 데와 삼산 신사에서 열리며 메이지시대 이후 신도(神道)의 의식으로 개편된 하구로파 고슈겐도(羽黒派古修験道)의 ‘가을의 입산수행’과 하구로산 슈겐 본종 하구로산 코타쿠지 절(荒澤寺)에서 열리며 신불분리 이전의 법구를 계승하여 신도와 불교가 융합된 형태의 10가지 수행을 하는 불교식의 ‘가을의 입산수행’의 두 가지 의식이 매년 거행되고 있습니다. (신불분리정책 : 일본 메이지시대의 신도(神道)와 불교(仏教)를 분리하고자 하는 정책)